연구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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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산업유산 개념을 재고하고 재분류할 것이다. 본 연구는 광산이나 공장에 집중한 기존 분류의 협의성을 비판하고, 근대 산업생산의 핵심시설인 광공업시설 뿐만 아니라, 근대산업화의 기반이 된 기반시설, 산업에 관련된 사회활동과 관련된 산업경관으로 재분류해 각 지역별로 분석한다.
둘째, ‘유산화’ 과정에 대한 공시적, 통시적 분석이다. 문화적 장치로서 산업유산의 아우라는 그 물성에서 유래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유산화 과정에 개입하는 가치관, 문화적 환경, 거버넌스, 법제도 등과의 관계를 통해 발현된다. 유산화의 역사적 과정에 대한 고찰은 문화적 장치로서 산업유산의 아우라가 형성되는 과정을 심도있게 분석하는데 유용한 방법이 된다.
셋째, 다학제간 협업을 통한 융복합연구이다. 본 연구진은 한국, 일본, 영국, 독일의 도시사, 문화사, 사회사, 산업사, 노동사, 건축사, 문화유산, 도시학 전문가로 구성되어 다학제간 융복합 연구팀으로서 융복합연구 수행에 적합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영국, 독일, 일본, 한국, 대만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와 유럽 각국의 산업유산이 거버넌스, 투어리즘, 시민사회 등과 어떤 관계를 유지하며 활용되고 있는지 평면적 이해를 넘어, 산업시설이 탄생한 사회적, 역사적, 기술적 배경과 산업유산화 과정에 대한 다학제적 접근을 시도하며, 아울러 산업화로 인한 사회변동, 도시화와 주거양식의 변화, 탈산업화와 탈근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넷째, 유럽과 동아시아의 국제비교연구이다. 전쟁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한 독일과 달리 일본과의 과거사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한국에서 일제강점기의 산업시설은 식민 수탈의 기억을 환기시키는 ‘불편유산’이기도 하다. 산업유산을 자부심과 성공담으로 기억하려는 영국, 독일, 일본 등의 성공사례를 모델로 식민지배의 기억을 소거한 채 오락시설(예를 들면 광명동굴)로 활용하거나 아예 그 시기를 건너뛰고 대한제국기(예를 들면 뚝섬정수장)나 산업화시기(예를 들면 철암탄광)만을 강조한다. 이처럼 자기분열적인 장소기억의 문제를 극복하려면, 마찬가지로 전범국인 독일은 침략의 기억을 유산화과정에서 어떻게 해결했는지, 식민지배를 경험한 대만은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비교 고찰할 필요가 있다.
제1차 연도에는 ‘산업유산의 거버넌스와 제도 - 유휴산업시설의 산업유산화’를 다룬다. 산업유산 재활용은 학계와 문화예술계의 전문가 집단은 물론 기업과 디벨로퍼 등 다양한 이해관계 주체와 행위자가 개입하는 다(多)학제 종합 사업이다. 따라서 입법 주체, 정치권과 지역사회, 학계, 산업계가 복잡하게 얽힌 사업을 이끌고 조율하는 거버넌스의 역할이 중요하며, 이는 해당 시민사회의 역량과 정치문화를 기반으로 한다. 1년차에서는 산업유산 재활용의 거버넌스 형성 과정과 구조를 고찰함으로써 각국 산업유산이 놓여있는 사회적 역사적 맥락의 특수성을 파악하고 비교한다.
제2차 연도 주제는 ‘산업유산의 활용과 투어리즘 - 산업관광과 장소마케팅을 넘어’이다. 산업유산 재활용은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프로젝트이므로 그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문화정책이나 투어리즘의 개입은 필수적이다. 여기서 ‘산업 투어리즘’이 탄생했다. 그러나 산업유산과 투어리즘은 협력자이면서 불편한 관계다. 역사성 탈각(한국의 경우 산업기술사 배제), 상업화 비판, 시장성과 지속성에 대한 회의 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2년차에서는 산업유산의 관광자원화를 둘러싸고 지역정체성, 문화정책, 투어리즘이 갈등하는 지점에 집중한다.
제3차 연도 주제는 ‘산업유산의 가치와 미래 - ‘불편함’과 ‘숭고미’의 사이에서’이다.폐산업시설에 미학적 가치와 역사성을 부여해 산업유산이 탄생했다. 이 가치들은 사회적 역사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지속적으로 재구성된다. 각국이 산업유산에 부여하는 가치와 의미는 산업화 역사에 대한 이해와 평가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산업유산은 역사인식의 매개체이며 기억경관이다. 3년차에는 기억저장소로서 각국 산업유산의 현재를 비교 고찰하고 각 사회가 산업유산에 부여하는 가치와 미래의 방향성을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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