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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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한국 유교철학의 정수인 ‘성학십도(聖學十圖)’의 병풍을 디지털화하여 철학적 사유의 공간인 가상현실(Virtual Reality) 프로젝트로 구현해보고자 하는 연구이다. 조선 성리학자 퇴계 이황은 주자의 성리학 체계를 그림으로 한눈에 보기 쉽게 형상화한 최초의 철학자이며 그 결과물이 성학십도이다. 단 10개의 그림과 그에 담긴 총 1860자의 한자어로 성리학의 개념을 한 폭의 병풍 안에 압축시켜 놓은 성학십도에는 선진유학, 송명리학 등 동양철학 개념이 모두 녹아있을 뿐 아니라, 이발기수(理發氣隨) 등 퇴계만의 독창적인 용어도 들어있다. 이들 개별 글자와 형상을 분석하여, 각 글자와 이미지에 담긴 개념의 연관관계를 분석하고, 이들을 개념맵(concept map), 혹은 토픽맵(topic map)으로 만드는 것은 동양 철학 고전 텍스트의 체계적 분석을 가능하게 만든다.
퇴계 이황에 대한 연구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사단칠정론 등 지금껏 성학십도의 철학적 의미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졌다면, 최근에는 성학십도를 재해석하고 현대화하여 대중화하려는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성학십도의 대중화는 크게 두 흐름이 주목되는데, 청소년 인성교육 또는 평생교육에 활용하는 교육적 흐름과 도설을 현대 조형디자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연구들이다. 교육관련 분야는 학문적 연구보다는 실제 인문학이나 문화현장에 더 많이 적용, 운영되는 추세이나, 그 사상과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내면화시키는데까지 이르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한편 최근 VR분야는 기술발전과 함께 게임과 오락산업, 교육 관광산업으로 다양화되지만, 지금까지 철학적이며 인문학적 교육 콘텐츠 개발의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성학십도의 조형 디자인적 관점의 연구도 정보디자인 관점에서 diagram 정리 등 2D 시각화와 해석에 머물 뿐, 성학십도의 개념적 시공간을 입체적인 3D가상의 공간으로 확장하여 접근해 본 시도는 여지껏 없었다.
본 연구는 융합연구로서 동양철학과 예술,디자인 시각전문가, 그리고 VR기술 전문가와 HCI연구진이 모여 성학십도VR을 구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성학십도 개념과 지식지도의 공간적 매핑과 이러한 정보공간을 탐색하고 체험하는 VR앱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새로운 철학적이고 개념적 공간으로서 구현되는 VR 인터페이스의 사용자 경험 연구와 이를 인성교육, 적성교육 프로그램으로 개발하는 연구도 병행할 예정이다. 3차년도는 VR개발을 목표하며, 4-5년도에는 이러한 VR공간의 탐색을 더욱 용이하게 발전시키는 방향과 보다 주관적 체험으로 연결시키기 위하여 AR이 더해진 VR연구로 확장시킬 것이다.
과거의 조선 선비들이 철학적 사유를 마음속 가상의 공간에서 입체화시키며 떠올릴 수 있었던 까닭은 퇴계가 철학적 사유를 도설학으로 만들어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자 했기 때문이다. 성학십도 VR연구는 오늘날 사람들이 성학십도의 그림들을 디지털 공간에서 재해석하면서, 퇴계가 물려주려 했던 개념적 철학적 시공간을 입체로 바라보게 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성학십도의 개념에 대한 이해와 접근을 더욱 풍부히 맥락화시키는 동시에, 대중들이 동양철학 개념을 쉽게 이해하고 자신의 삶에서 큰 기쁨을 얻게 하려는 목적에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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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연구원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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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신(서울대학교), 김정한(서울여자대학교), 박준(홍익대학교), 김성실, 이원진, 장석호(연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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