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통합전염학융합연구팀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통합전염학의 초학제적 연구: 패러다임 구축에서 응용까지」를 주제로 지난 2015년 9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융합연구를 수행했다. 당초 1단계 3년, 2단계 2년으로 2020년까지 예정되어 있었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6개월 연장됐다. 연구팀은 전염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종전까지 의학적 영역으로만 국한됐던 ‘전염(Contagion)’ 현상을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확장하고 분석한 것이다.
연구팀은 1단계 연구를 통해 다양한 학제를 아우를 수 있는 연구 기반을 마련했다. ‘전염’은 지역과 문화를 불문하고 인류 역사 전체에 보편적으로 존재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규정하고, 또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서는 학제 간 접점을 마련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우선 ‘전염’을 질병은 물론 인간의 행동, 언어, 습관, 문화, 그리고 그들이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방식과 그 총체인 사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위에 존재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연구진들은 전염을 은유적 수사가 아니라 인류가 숱하게 마주해왔던 ‘현상’과 그 현상의 ‘메커니즘’으로 인식하고,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전염의 계보를 탐구하는 것에서부터 전염을 설명하는 시스템 이론과 연구방법론을 고안했다.
1단계 연구에서 통합전염학의 인식론·이론·방법론을 구축하고, 그것을 적용해 2015년 한국사회를 강타했던 메르스(MERS) 사태를 실증 분석한 연구진은 2단계 연구에서 연구성과의 실천적 기여를 구체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다종다양한 전염 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고, 연구팀의 연구성과를 단순 지식을 넘어선 정책의 형태로 구체화했다.
특히 연구 막판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의 출구 찾기 전략을 모색하는 데 힘을 쏟고, 연구진들은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각자의 영역에서 사회적 논의의 장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