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요약
|
말소리장애(speech sound disorder)는 의사소통장애 가운데 발음에 문제가 있는 경우로, 아동기에 발생할 수 있는 가장 빈번한 장애이다. 유병률은 학령전기10-25%까지 보고되고 있으나, 학령기에 들어서면 1.06%로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데, 유병률이 급격히 줄어드는 까닭으로 첫째, 말소리장애 자체의 긍정적 예후와 둘째, 중재로 인한 진전효과를 들 수 있다. 즉, 말소리장애는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향상의 정도가 빠르고 학령기 즈음에는 완전히 정상범주에 들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장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령기 이후에도 여전히 말소리장애를 보일 경우 대부분 문제가 고착화되어 성인이 되어도 아동기와 동일한 수준의 발음문제를 지속적으로 보이게 되는데, 이를 ‘잔존오류(residualerrors)’라고 한다. 잔존오류는 대개 목표음소에 매우 근접하긴 하였으나 왜곡되어(distorted) 발음되기 때문에(예: ‘사탕’의 /ㅅ/를 [s]가 아닌 [Ɵ]로 발음하는 경우), 통상적 기준에서 그 정도가 심각하지 않아 의사소통 자체를 크게 저해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청소년과 성인으로 성장해가며, 개개인의 인생에 중요한 사건이 되는 발표, 면접, 입시, 취직, 연애, 사교, 사회생활 등에 의사소통기술이 미치는 영향력은 간과할 수 없으며 명료하지 않은 발음은 부정적 인상을 주고 능력을 과소평가하게 만들기 때문에, 개인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요인일 수 있다.
따라서 잔존오류를 개선하고자 하는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되나, 기존의 치료방법으로는 효과가 없기 때문에 잔존오류를 보이는 청소년 또는 성인들은 치료불가능한 집단으로 간주되어 치료 대상에서 배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몇몇 연구자들은 기존의 전통적 언어치료방법에서 벗어나, 운동생리적 사건(event)의 매순간의 정보를 즉각적으로 제공해주는 바이오피드백 접근법을 활용하여 잔존오류의 치료 효과를 보고한 바 있다. 그 중 조음활동에 가장 중요한 혀운동에 대해 구강내(치조, 경구개 및 연구개)에서의 위치, 타이밍, 긴장도 등에 대한 민감한 바이오피드백 제공해주는 전자구개도(eletropalatography, EPG)의 효과가 가장 크게 부각되었다.
그러나 국내 의사소통장애 분야에서 전자구개도를 활용하고 있는 임상기관은 찾아보기 어렵고, 이에 대한 학문적 보고 또한 전무한 실정이다. 영어권의 전자구개도를 그대로 국내에서 사용하는 것은 한국어 발음 교정에는 적절하지 않으며, 이는 국내에서 전자구개도 활용을 더욱 용이하지 않게 만드는 요인이다. 따라서 본 과제에서는 한국형 조음활동에 적합한 전자구개도를 개발하여 조음치료에 대한 임상적 유용성을 검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한국어 조음과 언어치료교육 분야의 전문가인 언어병리학자 참여(인문사회적 접근)가 우선적으로 요구되나, 전자구개도 기기의 기술적 구현을 위한 의공학자의 참여(공학적 접근), 임상시험과 해부생리학적 접근을 위한 의학자의 참여(의학적 접근) 또한 요구된다. 때문에 ‘의사소통장애인의 조음치료를 위한 한국형 전자구개도의 개발 및 임상 유용성 검증’이라는 본 과제의 성공적 실현을 위해서는 인문사회학과 이공학의 다학제간 융복합연구가 필수적이며, 더 나아가 본 연구과제의 성과물을 말소리장애(발달적 의사소통장애)뿐 아니라, 노화, 사고 등으로 초래되는 마비말장애(후천적 의사소통장애)에도 활용하여 그 유용성을 검증하고자 한다. 마비말장애는 후천적 의사소통장애에서 발생률이 가장 높은 장애이나, 구강운동접근법과 같은 전통적 언어치료방법만으로는 그 효과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방법이 요구되며, 전자구개도를 활용한 중재법이 이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